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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l

길에서 살아가는 동물들

by 루크네 2022. 11. 2.

 

1. 소심한 캣맘의 현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이 일상이 되다보니 자연스레 오다가다 보게되는 많은 길 고양이나 강아지들에(안타깝께도 보통 '개' 의 경우 들개보다는 유기견일 확률이 높습니다) 시선이 오래 머무를 때가 있습니다. 어떤 고양이들은 다행히 잘 챙겨주시는 캣맘님들 덕분인지 포동포동 살도 올라있고, 건강상태도 양호해 보여 제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반면, 꾀죄죄한 몰골에 비쩍 말라서 어느 건물 벽 사이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들을 볼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안스러워서 저 아이들을 구조해서 밥 이라도 한끼 따뜻하게 주고, 따뜻한 방에서 재울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수도없이 하게 됩니다. 현실속의 저는 그저 동네 주민들의 눈을 피해 저녁에 밥 그릇을 살짝 두었다가 아침 일찍 치우는 소심한 캣맘이었지만요. 고양이들을 구조하기란 맘 처럼 쉬운일이 아니였어요. 길에서 살다보니 경계성이 매우 강하고 예민해져있어, 밥을 자주 주는 사람이라도 손에 닿을만한 거리까지는 곁을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래동안 밥을 주고 얼굴을 익혀도 끝끝내 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고양이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친화력이 정말 좋은 친구들도 있습니다. 처음 만났는데도 야옹야옹 애교섞인 목소리로 털을 제 다리에 부비부비하며 밥을 달라고 투정부리는 친구들이요. 생존을 위한 방법은 참 다양합니다.

2. 서로를 응원합니다.

고양이 구조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 습성상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화적인 강아지를 구조한 적은 몇 차례 있습니다. 이 중 한 강아지는 제 지인이 기르게 되었고, 주인을 찾아 집으로 돌아간 행운아들도 있었습니다. 길에 혼자 돌아다니는 동물을 보고도 갈길을 지체없이 지나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왜 나는 동물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으로 생겨난걸까..나도 그냥 내 갈길 가고싶다...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는 동물들을 보고도 해 줄것이 많치 않아서 좌절도 많이 하고, 저 스스로를 무능력 또는 무책임하다며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저는 제가 처한 그 상황에서 최선의 것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질책하는 대신 그만큼이라도 잘했다 하고 위로와 격려를 하는 편입니다. 작은 동물에게 관심어린 시선을 보내는 우리 서로를 응원하고 칭찬해주면 어떨까요. 동물을 사랑하는 일은 때로는 참 외로운 일이니까요. 

3. 구조요청 꼭 필요할까요?

저는 안타까운 상황에있는 동물들을 발견하면 동물 보호 협회나 구조센터에 구조요청을 합니다. 물론 다른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거에요. 보호소에 입소하여 주어진 시간안에 주인을 만나지 못하거나 입양하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이들의 삶은 그곳에서 안락사라는 죽음의 형태로 마무리 된다고 알고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유기동물 보호소에 연락을 하는 이유는 안타깝지만 그것 말고는 이 아이들이 다른 삶을 살게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에요.  더군다나 다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경우에는 더하겠지요. 실제 경계심이 너무 많아 사람에게 다가오지않는 다친 어린 고양이를 구조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다음 날 차에 치어 죽어있는 그 고양이의 사체를 보면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스스로에게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주변에 보호소를 통해 반려동물을 입양하신 케이스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정말 이 아이들을 사랑해줄 누군가를 꼭 만날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구조요청을 합니다.  제가 캐나다에 와서 보니 한국에서 입양을 꺼려하여 갈곳이 없는 대형견들이 다행히 해외로 입양되는 경우들이 꽤 있어서 정말 마음이 기뻤습니다. 길에서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일은..글쎄요.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어요. 적어도 우리 나라에서는요...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제도적인 뒷받침이 함께해서 길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존중 받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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