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서워서 못하겠지요?아니에요. 저처럼 겁 많은 사람도 했답니다. 아픈 고양이를 집에서 케어해야하는 시간이 꼭 옵니다. 저에게 조금은 마음 아픈 기억이지만.. 제가 왜, 그리고 어떻게 고양이에게 수액을 직접 맞추었는지 알려드려요.
1. 늙은 고양이의 신장
나이가 훌쩍 들어버린 우리 핑키는 언제부턴가 구토를 하는일이 자주 관찰되었습니다. 밥을먹고 바로 토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났을때 빈 속을 다시 게워내기도하고, 토를 하면 꼭 노란 위액을 쏟아낼 때까지 격렬하게 토 할 때도 있어서 지켜보는 저는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일을 해야했기때문에 충분한 시간동안 옆에서 돌봐주기가 힘이 들었고, 미안한 마음에 죄책감도 많이 가졌습니다. 어렵게 시간을 내어 동물병원에가서 검사를 해보면 핑키가 노령화되어 소화기관이 약해진 이유 이외에도 신장기능이 매우 많이 떨어져 신장수치가 좋지 안다는 소견을 받곤 했습니다. 늙은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사님들은 잘 아시겠지만 신장이 약해지면 늙은 고양이들에겐 치명적입니다. 신부전증을 앓는 고양이에겐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과 함께 오메가, 코큐텐, 크렌베리류 등 건강 보조제도 챙겨먹이시길 권합니다. (먹이실때 용량에 주의) 또한 많은양의 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급수에 매우 신경 쓰셔야 합니다. 저는 물을 최대한 자주자주 갈아주고, 물통을 고양이가 자주 다니는 곳곳에 배치해 두어 한 모금 이라도 더 먹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실제 이런 노력을 아는지 저희 고양이들은 물을 새로 갈아줄때마다 홀짝홀짝 잘 먹어주었습니다.
2.피하수액 맞추기
수액을 직접 집에서 맞추기로하고 수의사에게 수액 놓는 방법을 배우고, 주의 사항도 배웠습니다.
수액을 옷걸이에 걸고 이 옷걸이를 문이나 방에 높은곳에 고정시켜 걸어둡니다. 수액에 바늘을 연결하고 수액줄에 공기가 없도록 해야합니다. 공기가 피하에 들어기면 고양이가 불편함을 느낀다고합니다.
이처럼 준비가 되었다면 고양이가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를 선택합니다. 제 고양이는 따뜻한 방바닥을 좋아해서 그곳에 얇은 방석을 깔아두었습니다. 그다음 고양이를 조용히 쓰다듬으며 말을걸어줍니다. 아프게할거는 아니고 수액 맞고 빨리 낫자..우리핑키는 잘하지..아프게해서 미안해..등등 사랑을 담아 말을걸어주세요. 이때 수액 놓을자리를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면 더 좋겠지요. 보통은 목 뒷덜미에 말랑말랑한 부분에 놓습니다. 허벅지에 수액을 맞추어도된다고 하지만 솔직히 전문가가 아니고선 허벅지에 수액놓기는 굉장히 어려운일입니다. 고양이가 아픔을 더 느끼는 부위이기도하구요. 반면 목덜미는 피부와 근육층 사이에 부드러운 피하부분이 잘 만져질 뿐 아니라, 주사바늘이 들어갔을때 놀라는 고양이를 제지하기에 훨씬 용이한 자세를 취할수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바늘을 찌를때 대담하게 한번에 꽂아 넣어야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고양이가 아플까봐 쭉 밀어넣지 못해서 고양이가 더 힘들어했었습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한번에 성공하시면 처음에는 고양이가 조금 놀라더라도 안정시키면 곧 진정이 되는편입니다.(고양이의 성향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요. 핑키는 굉장히 소심하고 겁이 많은 고양이였습니다만 , 잘 참을줄도 알고 타협도 해주는 착한 고양이였어요)
바늘을 너무 깊게도 얕게도 꽂으면 안되는데 이는 안타깝지만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으셔야만 알 수 있어요. 부디 당신의 시행착오의 과정이 짧기를 바랍니다. 바늘이 잘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반창고나 나비핀으로 고정시킵니다. 저는 핑키가 얌전히 움직이지않고 수액맞는 30분에 가까운 시간을 큰 움직임 없이 잘 버텨주곤했는데 가끔은 가만히 있다가는 갑자기 펄쩍 뛰며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었어요. 돌이켜보면 정말 고양이와 보호자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쉽지않은 과정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몸무게에 따라 투여해야할 수액의 양이 다르니 수의사와 꼭 미리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수액을 다 맞춘후에는 잘했다고 꼭 안아주고 간식도 챙겨줍니다.
보통 수액은 1리터에 가까운 대용량이 많습니다. 처음엔 저도 수액을 나눠쓰는것에대해 걱정이 많았어요. 혹시 세균이 침투하거나 상하진 않을까..그런데 여러 명의 수의사들과 상의한 결과 한번 오픈한 수액은 관리만 잘된다면 6회정도 더 쓰는것에 문제가 없다고 했어요. 제 고양이는 한번에 110-130미리리터 정도를 투여했으니 약 5회 더 투여할 수 있는 양이었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1회투여량은 꼭 수의사랑 먼저 상의하시어 결정하세요. 고양이와 당신과의 삶의 여정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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