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언젠가는 보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있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가 않지요. 그런데, 그 날이 오기는 오더군요. 그래서 보호자라면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해요. 조금 길고 지루한 블로그가 될 수도 있어서 두 편으로 나누려고합니다.
1. 첫 번째 이별
아직도 그 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립니다. 그 날은 추운 겨울의 끝자락인 2월 마지막 날, 삼일절을 향해 가는 새벽녘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사랑하는 우리 청이를 무지개 다리를 너머 고양이 별로 소풍 보냈던 날 입니다. 청이가 소풍간 날은, 안타깝게도 제가 정했답니다. 네, 청이는 간암으로 많이 힘들어했었고, 고심끝에 제가 안락사라고 불리우는 마지막을 선택했어요. 지금도 생각합니다. 내가 그때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우리 청이는 따뜻한 어느 봄 날 초록초록한 바깥 세상을 바라보며 더 편안히 잠들 수 있지 않았을까..내가 그때 출장만 가지 않았더라도, 우리 청이는 내 옆에서 최소한 몇 달은 더 살 수 있지 않았을까..우리의 시간이 조금 더 길었을텐데, 내가 했던 결정이 잘했던 걸까...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라고나 할까요. 그때 청이가 힘들어했어도 내 옆에 붙들고 며칠 더 살았다면, 우리가 함께하는 추억 일수는 조금 더 늘었을테지만, 나중에 큰 딸 고양이 핑키가 하늘나라 가기까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를 생각하면, 차라리 그때 그런 결정을 내린것이 더 잘한 일 같기도 합니다. 정말 답은 없습니다.
처음 제게 온 날부터 간이 안 좋았던 우리 둘째 고양이 청이는 평생 병원을 집 드나들듯이 다니며 투병하다가, 결국 간암 판정을 받았어요.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안락사에 완전히 반대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힘들어하던 우리 청이를 두고, 한달 간 미국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에 닥치니, 제가 없을 때 보살펴 주어야 할 동생에게도 참 미안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 한 달이라는 사이에 청이가 고양이 별로 돌아갈것은 너무나 확실했을만큼, 청이는 하루하루 지루하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마지막 순간에 함께라도 있어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다니던 병원에 가서, 제가 깔아준 제 옷 위에서 청이는 그렇게 편안히(그랬다고 믿고싶습니다) 하늘의 작은 별이 되었습니다. 떠난 다음날, 서울 근교의 한 동물 장례식장을 알아보고 화장을 했어요. 처음에는 병원과 연계된 곳을 소개 받았지만, 그런곳의 단점은 개별화장이 아니고 여러 동물들을 한꺼번에 화장한다고 들어서 마음이 조금 불편했거든요. 그 전에 이미 검색을 통해서 우리 고양이들 장례 치를 장소를 찾아놨었는데, 아쉽게도 그 업체가 폐업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다른 곳을 급히 알아보고 진행했는데, 100퍼센트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제가 가진 선택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청이는 화장을 해서 작은 돌들로 변했습니다. 그 돌들을 저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어요. 남편에게 제가 가는날까지 보관했다가 함께 묻어달라고 했더니, 남편이 질투를 합니다. 사실 동물을 키워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반려동물을 화장해서 유골을 보관하는 것이 비정상적이거나 기이하게 느껴지기도 할 것 같아요. 유골을 이용해서 작은 악세사리등을 만들어 보관하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덤벙대는 제 성격상 악세사리로 만들어 두면 금새 잃어버릴 것이고, 또 보통은 저를 돋보이고자 착용하는 악세사리에 유골을 사용하는 것이 왠지모를 거부감이 들기도 해서 저는 그냥 유골을 고온압축한 돌모양의 형태로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보호자께서 선호하는 방법으로 선택하시면 되겠죠. 각자의 방식으로 반려동물을 추모하고자 것이니, 이것도 역시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이야기에 계속할께요.
'Anim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락사, 선택하시겠어요?-2 (0) | 2022.10.27 |
---|---|
고양이에게 수액 맞추기 (0) | 2022.10.27 |
고양이를 괴롭히는 흔한 질병들 (0) | 2022.10.25 |
내 고양이 이야기-핑키와 청 (0) | 2022.10.25 |
20년 경력 집사의 고양이 필수아이템 (0) | 2022.10.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