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용품, 다 사야 하나요? 무엇을 사야 하나요?
초보 집사님들이 궁금해 하시는 내용일텐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면, 비싼 것 살 필요없고, 모든것을 다 사실 필요도 없습니다. 20년을 고양이 집사로 살다보니, 고양이 용품을 사기 위해 지출한 돈이 집 한 채까지는 아니더라도, 작은 집 전세금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구입하자마자 고양이들의 격렬한 환영 반응에 돈이 아깝지 않던 아이템(꿀템)들도 있었는가 하면, 비싼 대금을 지불했음에도 고양이님들의 눈길 조차 받지 못해 결국 처분하고 말았던 물건들도 많았어요.
고양이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깨끗하고 영양을 고루 갖춘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먹는 것 이외에도, 고양이 행복한 묘생(猫生)을 위해 꼭 필요한 물건들이 몇가지 있답니다. 오늘은 제 경험이 녹여낸, 고양이들에게 꼭 필요한 필수 아이템 3가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당신은 고양이에게 좋다고 광고하는 수많은 제품을 다 사주지 못해 때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을겁니다. 제가 그랬듯이요. 오늘 제 글이 그런 당신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1. 캣타워
캣타워는 고양이의 연령에 관계없이 고양이에게 반드시 필요한 놀이터이자 휴식장소입니다.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에겐 캣타워가 어쩌면 무료함을 달래며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 할 수 있는 유일한 놀이터일것입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튼튼하고 높이가 높은 캣타워를 마련해주는 것이 좋아요. 제 고양이 핑키는 5kg내외, 청이는 3kg내외의 조금은 작거나, 보통인 체구를 가진 녀석들이었지만, 캣타워에서 놀이할때만큼은 얼마나 신이나서 올라뛰어대는지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캣타워의 기둥이 흔들리는 일들이 꽤 잦았습니다. 수직본능이 있는 고양이들은 높은 곳으로 한없이 뛰어오르고 또 내려오면서 즐거운 놀이시간을 갖습니다. 집안의 가장 높은곳에 올라가 집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감시하듯이 눈을 지긋이 내리깔고 관찰하는 것을 즐긴답니다.
캣타워의 기둥에 고양이의 발톱으로 움켜 쥘 수 있을만한 커버가 입혀져 있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집사의 인테리어적 감각을 고려하여, 캣타워 기둥을 밋밋하고 미끄럽게 가공된 나무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실거에요. 미관보다 고양이의 안전과 즐거움을 우선하신다면, 끈이나 천으로 감싸진 기둥을 준비해주세요. 높은곳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고양이가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을 때, 고양이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움켜잡을 수 있는 기둥이 안전합니다.
2. 모래
요즘은 형형색색 화려하고, 고양이 용변 냄새를 잡아주는 등, 많은 기능이 추가된 다양한 화장실이 출시되어 있지만, 저는 고양이의 화장실을 구입하는 것에 비싼 돈을 쓸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빨간 고무 다라이(대야)를 쓰셔도 되지만, 화장실보다 더 세심하게 선택해야 하는 용품은 바로 모래입니다. 고양이는 용변후에 모래를 파서 그것을 덮는 습성이 있습니다. 아마 오래전 야생에 적응할 당시 본인의 채취를 천적에게 남기지 않기 위한 생존 방법 중 한가지였겠죠. 고양이는 화장실에 준비된 모래를 조심스럽게 밟고 들어가서 킁킁 냄새를 맡고, 본인의 채취를 확인 하고는 앞 발로 모래를 열심히 파헤칩니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낮추고 시원하게 용변을 봅니다. 용변후에는 앞발로 주변 모래를 끌어와서 산처럼 덮어둡니다. 이 과장을 찬찬히 머리속에 그려본다면, 좋은 모래를 사용하는 것이 고양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모래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모래가 숨겨진 발톱사이에 끼어 발가락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고, 그루밍을 통해 털에 엉겨붙은 모래를 핧거나 삼키게 되어 위장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뿐 아니라, 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멘트형 모래는 고양이의 결막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화장실을 자주 청소해주지 않으면 모래에 세균이 번식해서 고양이의 피부나 생식기등으로 유입되어 세균감염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유기농인증을 받은 천연모래를 사용할것을 권합니다. 천연소재이므로 화학물질 범벅인 저가 모래보다는 용변냄새를 방지하는 능력은 조금 떨어질 수 있고, 집안을 모래가루로 사막처럼 만들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집사가 조금 더 부지런해지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일거에요. 당신이 고양이의 건강에 대해 염려한다면, 조금 돈을 들여서라도 좋은 모래를 꼭 사용해주세요.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용품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모래만큼은 돈 아끼지 않았어요.
3. 스크래쳐
캣타워에 스크래처들이 함께 부착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바닥에 펴놓을 수 있는 독립형 스크래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고양이들은 깔개형 스크래쳐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릅니다. 사냥할 필요도 없으면서, 발톱은 얼마나 열심히 갈던지요. 또 그곳에서 편안히 낮잠을 즐기기도 했답니다. 당신이 운이 좋다면 스크래쳐가 고양이 발톱에 엉켜서 고양이가 발을 털어내며 춤을 추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을겁니다. 고양이들은 에너지가 넘치는 아가, 청소년 시절을 제외하고는, 삶의 대부분을 함께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반짝이는 눈으로 주변을 탐색하며 비교적 조용히 보내는 시간이 깁니다. 고양이가 안락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 넓지막한 느크래쳐를 깔아줘보세요. 당신의 고양이는 그곳에서 잠도 청하고 놀이도 하고, 실내생활에서 오는 스크레스도 해소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지낼거에요! 스크래치 후에 생기는 먼지나 부르러기들도 보일때마다 열심히 치워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털에 여기저기 달라 붙어있다가 그루밍할때 입속으로 삼키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이렇게 3가지만 있다면, 먹을 것 이외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 준비가 끝났다고 보셔도 됩니다. 이것저것 다 사주지 않으셔도 고양이는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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